참전용사 조롱 전력에 궁지 몰린 트럼프
등록일 2020-09-05 03:09:02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미국은 참전용사 예우 남다른 문화…트럼프, 강력 부인·파장 차단 주력

바이든, 이라크전 참전용사 가족에 경의 표하는 일정 잡으며 틈새 공략

 

트럼프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AFP=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참전용사 비하 발언 보도로 궁지에 몰렸다.

 

강력 부인하고는 있지만 역풍이 만만치 않다. 당장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도 참전용사에 경의를 표하는 일정을 잡으며 공격에 나섰다.

논란의 발단은 3일(현지시간) 시사주간지 애틀랜틱의 보도다. 2018년 11월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미군묘지 참배를 취소하면서 미군 전사자들을 '패배자'로 불렀다는 것이다.

2017년 미국의 현충일인 메모리얼데이에는 존 켈리 당시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이해를 못하겠다. 그들에게 좋은 게 뭐냐"라며 군복무에 의문을 제기했다고 한다. 29세였던 2010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숨진 켈리의 아들 로버트의 묘지 옆에서였는데 켈리 역시 4성 장군 출신으로 이후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냈다.

애틀랜틱의 보도 이후 워싱턴포스트(WP)를 비롯한 미 언론이 이를 취재원들에게 확인해 보도를 이어갔다. 당연히 참전용사들 사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격한 반발이 터져나왔다.

퇴역 육군소장 폴 이튼은 트위터에 2분짜리 영상을 찍어 올렸다. 그는 "정말 마음에 안 든다, 트럼프 대통령. 군에 셀 수 없는 무례를 범해왔다. 당신은 애국자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그는 1969년 베트남 전쟁 당시 전투기 조종사로 전사한 부친의 인식표를 들어 올리며 "우리의 육군과 해군, 해병대, 공군, 해안경비대는 용감한 군인들이다. 용감하기만 한 게 아니라 똑똑하고 현명하다. 우리는 모두 진짜 애국자 조 바이든을 찍을 것"이라고 했다.

이 영상은 4일 오전까지 200만명이 봤다고 WP는 전했다. 그러면서 온라인상에 쏟아지고 있는 참전용사와 군 복무자들의 비판을 함께 전했다.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을 취소한 것으로 보도된 프랑스 미군묘지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을 취소한 것으로 보도된 프랑스 미군묘지

[AFP=연합뉴스]

참전용사들의 권익을 위한 비영리단체 '보트벳츠'(VoteVets)도 입장을 내고 군 통수권자에게서 나온 지독한 발언이라며 "트럼프는 군인을, 군인가족을, 참전용사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분위기다. 그는 이날 트위터에 "애틀랜틱은 다른 잡지들처럼 죽어가고 있어서 관심을 얻으려고 가짜 뉴스를 지어낸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전날 밤 펜실베이니아주 방문을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오면서 취재진에 "스러진 영웅들에 대해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맹세할 수 있다"면서 "(나보다) 그들을 더 존중하는 사람은 없다. 끔찍하고 끔찍한 일"이라며 강력 부인하기도 했다.

참전용사와 군 복무에 대한 예우가 남다른 미국이라 애틀랜틱 보도로 시작된 논란이 확산할수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인종차별 반대 시위의 부분적 폭력 양상을 대대적으로 부각하며 '국민안전'을 외치는 전략으로 바이든 후보를 추격해온 트럼프 대통령에겐 악재인 셈이다.

바이든 후보는 당장 이런 상황을 파고들고 있다. 그는 이날 2004년 이라크 전쟁에 참전했다 숨진 육군 대위의 부친과 전화통화를 하고 참전용사에 대한 경의를 표할 계획이다.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태미 덕워스 상원의원과 해병대에 복무했던 코너 램 하원의원을 동참시킬 예정이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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