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빚. 펜데믹 끝나도 걱정
등록일 2020-04-28 04:02:32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여파에 기업부채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았다. 기업들이 당장 현금 확보를 위해 회사채부터 늘리고 있는 데다가, 정부와 중앙은행의 기업 지원 정책도 여신에 집중하고 있어서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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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CNN은 전례없는 속도로 늘어나는 기업부채가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기업들의 빚이 늘어나면 향후 투자 위축, 고용 감소 등으로 이어져 팬데믹(대유행)이 끝나도 경기 침체가 가속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빚으로 현금 확보하는 기업들… 회사채 최고치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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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정보제공업체 리피니티브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는 4250억달러(약 523조원),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배가 넘는다. 이중 3000억달러(약 370조원) 이상이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시점인 3월부터 4월 셋째주에 몰려있다. 3월과 4월의 회사채 발행은 역대 최대 규모이기도 하다.

지난달 11일 이후 기업들이 신용공여한도를 가득 채워 자금을 조달한 기업들은 50여곳 이상으로 규모만 2200억달러(약 272조원)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이중 비행기 추락 사고로 인한 주문 취소에 코로나19 직격탄까지 맞은 보잉, 자동차 제조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가 520억달러(약 64조원)를 조달했다.

유가 충격에 에너지기업인 엑슨모빌은 180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회사채를, 이밖에 제너럴일렉트릭(GE), 디즈니 등도 각 60억달러(약 7조4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코로나19 타격이 크지 않은 기업들도 일단 빚을 늘리고 있다. 경기 회복이 더뎌질 수 있다는 판단에 우선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넷플릭스는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오라클은 200억달러(약 24조7000억원)를 조달한 상태다.

미 증권산업·금융시장 협회는 올해 회사채 시장 규모가 9조6000억달러(약 1경1850조원)로 5년 새 20% 커졌다면서,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회사채 시장은 위기였다고 밝혔다.
'구제안' 피로감… 대출에 집중하는 정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FPBBNews=뉴스1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FPBBNews=뉴스1
미 정부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지원책도 여신에 집중돼 기업부채를 키우고 있다.

여신에 집중하는 이유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구제안으로 성과금 잔치 등을 벌인 기업들의 도덕적 해이를 목격해 국민의 혈세를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이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무분별하게 돈이 시중에 풀리면 자산 버블이 과도해져 더욱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반영됐다.

미 의회는 코로나19 대응 경기부양법안(CARES Act)에 서명하고 이중 4540억달러(약 560조원)를 연준에게 넘겼다. 이를 바탕으로 연준은 최대 10배까지 레버리지를 적용해 기업들에게 유동성을 공급할 수 있다. 기업들의 신용등급 등에 따라 레버리지 비율은 다르게 적용되는데 대략 연준은 총 4조5000억달러(약 5555조원)가량을 부양책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꺼낸 카드는 이중 절반 정도이다. 연준이 앞서 발표한 2조3000억달러(약 2840조원) 규모의 부양책 중 각종 대출 프로그램 신청 규모는 이미 800억달러(약 99조원)가 넘는다.

게다가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로까지 떨어지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공화당 내에선 위기의 셰일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연준이 대출프로그램 조건을 더욱 완화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어 부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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