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탕 코로나 전파력 높다? 아니다?
등록일 2020-04-24 05:52:14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목욕탕이 '습해서' 코로나 전파력 높다? 사실은…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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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중목욕탕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에 감염돼 사망한 사례가 나오면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통상 바이러스가 습한 환경에서 높은 활동성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중목욕탕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22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18일 코로나19에 의한 사망 사실이 공개된 강원도 철원의 70대 여성은 의정부성모병원 간병인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된 인물이다. 접촉장소는 철원 고석정 한탄리버스파호텔 목욕탕에서다. 이외에도 10대 여고생 등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동안 코로나19 목욕탕 감염은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이달 경북 예천에서 40대 여성 확진자가 다녀간 대중목욕탕에서 60대가 감염됐고, 지난달 경남 진주의 스파 시설에서도 확진자가 다량 발생했다.

대중목욕탕은 사우나, 온천, 찜질방 등과 함께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돼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제한적인 운영을 권고받는 곳이다. 특히 목욕탕의 수증기 입자를 통해 전염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 때문에 이용자 급감으로 큰 손실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목욕시설의 경매물건이 지난해 비해 70% 가까이 늘었다.

자가격리 위반자 중 사우나 방문이 구속 여부를 가르는 기준으로 작용한 것도 불안심리를 가중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지난 10일 미국에서 입국한 뒤 두 차례 자가격리 위반으로 구속된 68세 남성은 서울 송파구 일대를 돌아다니며 2차례 사우나에 방문했다. 서울동부지법은 불특정 다수와의 접촉 우려가 있는 시설물을 방문한 것이 구속사유에 해당한다고 해석했다. 반면 지난 4일 필리핀에서 입국한 20대는 4차례나 자가격리 기간 외출했지만 구속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생존기간이 늘어나거나 전파에 유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바이러스가 온도가 높고 습한 환경이라고 더 멀리 전파된다거나 생존에 유리하지 않다"며 "바이러스는 세포 내 증식하기 때문에 탕에서 늘어난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건 등 공동으로 사용하는 물품이 많아 감염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이른바 락스로 불리는 염소소독을 하는 경우 바이러스 생존율이 더 낮아지지만 1일1회 소독만으로는 전염 가능성을 차단하기도 역부족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어느 공간이 위험하다고 특정해 말하기 어렵다”면서 “목욕탕이라지만 지인들이 만나 긴밀하게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전염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어 물리적인 거리를 둬 달라는 기본 원칙은 어느 공간에서든 다 적용 가능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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