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뉴욕 요양원에서만 2500명사망
등록일 2020-04-18 08:22:48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미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계속 확산하는 가운데 뉴저지주의 한 요양원에서 바이러스 감염이 의심되는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뉴욕주 퀸즈의 한 요양원에서도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건당국의 요양병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경찰, 협소한 공간에 17구 시신 무더기 발견

16일 미국 뉴저지주 앤도버의 한 요양병원에서 17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된 뒤 공공의료진들이 입원환자들을 이송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뉴저지 북서부 앤도버의 한 요양원에서 익명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지 경찰이 요양원 내 영안실에서 총 17구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 시신들은 4구를 수용할 수 있는 협조한 장소에 쌓여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 해당 요양원은 최대 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로 지금까지 68명이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26명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로 판정 받았다고 NYT는 보도했다. 나머지 사망자들의 사인은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미국 여러 지역에서 고령층이 집중적으로 머무는 요양원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 희생자가 잇따르고 있다. AP통신은 “뉴저지주 요양원에서만 471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뉴욕은 더 심각…"요양원 사망자, 최대 2400여명"



15일 뉴욕 브루클린에서 직원들이 환자를 요양병원으로 옮기고 있다. [A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20만명이 넘어선 뉴욕주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이날 뉴욕 퀸즈의 사파이어요양원에 어머니를 모신 버나 리씨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일 요양원으로부터 "당일에만 6명이 죽었다”며 “여기는 미쳐 돌아가고 있다(it’s crazy here)”는 말을 들었다고 폭로했다.

사파이어요양원은 공식적으로 사망자 수를 밝히지는 았았다. 다만 이 지역 주의원인 론 킴 의원은 “전날 관리인이 모두 29명이 숨졌다고 밝혔다”면서 “하지만 파악한 바로는 29명보다 더 많이 희생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요양원 직원 두 명도 NYT에 “실제 사망자수는 60명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 말이 맞는다면 전체 수용 규모(227명)의 4분의 1 이상이 숨진 셈이다.

NYT는 이날 “뉴욕에서만 2500명 넘는 사람들이 요양원에서 숨졌으며, 지난주에만 그 숫자는 1000명을 웃돌았다”면서 “입소자의 가족들조차 요양원 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제대로 모르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전체 요양원 사망 3800여명 추정

미국에서 요양원 내 사망자가 대거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2월말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요양원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첫 확진자가 발생했을 당시, 해당 요양원에서는 37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롱아일랜드의 서포크 카운티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중 절반가량이 요양원 등에서 희생됐다.

NYT는 미국에서 장기 요양시설 입소자와 직원 등 2만1000명 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3800여명이 사망했다고 추정했다.

 

◇캐나다·이탈리아·프랑스 등 사정은 마찬가지

신종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요양원에서 대거 발생하는 상황은 이웃 국가 캐나다나 유럽에서도 마찬가지다. 요양원은 입소자들이 대부분 고령이고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는 데다 기저귀 갈기, 부축 등의 과정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11일 스페인 바로셀로나의 한 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 양성 판정을 받은 두 명의 환자가 이송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의 한 요양원에서 최근 한 달도 안 되는 기간에 3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가운데 최소 5명이 코로나 확진자로 나타났다. 당초 요양원에서 이들을 돌보던 간호 인력 중 1명은 다른 요양원 업무차 시설을 떠났고, 나머지 인력 1명은 코로나가 확산하자 입소자들을 두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실은 지역 보건당국이 시설 관리에 들어간 이후인 지난주에야 드러났다. 요양원 입소자들은 탈수상태에서 침대에 무기력하게 누워 있고 며칠간 음식도 제대로 공급받지 못했으며 기저귀에서 배설물이 새어 나오는 상태였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지금까지 퀘백주에서는 신종 코로나 감염자 1만5857명, 사망자 630명이 보고됐다. 당국은 사망자의 절반 가량이 요양원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14일 프랑스 베르크하임의 한 요양병원에서 직원이 입원환자에게 신종 코로나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프랑스도 앞서 신종 코로나 관련 통계에서 요양원 사망자를 누락하면서 수치 조작 의혹을 받았다. 이에 프랑스 정부는 "기술적인 문제로 요양원 사망자 수를 파악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히면서도 전체 사망자 가운데 약 30%가 요양원에서 나오는 것으로 추정했다. 프랑스에서는 15일 하루에도 신종 코로나로 인해 1438명이 사망했는데, 이 가운데 요양원 사망자가 무려 924명에 달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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