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 먹거리 안전 ‘비상’
등록일 2020-08-19 03:50:28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살모넬라균 양파 판매 논란
시온·아씨 “오염 양파 안팔아”


쌀 비소 함유량 이슈 재등장
FDA “비소 함량 100ppb 제한”
전문가 “아이들 보호 부적절”

 

17일 오후 둘루스의 한 한인마트에서 고객이 양파를 살펴보고 있다.

17일 오후 둘루스의 한 한인마트에서 고객이 양파를 살펴보고 있다.

한인들의 주요 먹거리인 양파와 쌀이 최근 ‘안전’ 논란에 휘말리면서 먹거리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최근 조지아주를 포함한 여러 주에서는 살모넬라균에 오염된 양파가 판매돼 논란이 됐다. 연방 식품의약국(FDA)에 따르면 문제의 제품은 트레이더 조 등에서 판매된 프로그레시브 프로듀스의 빨간, 노란 양파다. 빨간 양파는 ‘퍼시픽 골드’라는 브랜드 스티커가 붙어있다.

또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 소재 톰슨 인터내셔널의 양파 제품도 오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FDA는 추정했다. 제품에 표기된 브랜드명은 톰슨 인터내셔널 외에도 텐더 러빙 케어, 임페리얼 프레시 등 10여 가지다.

본지 확인 결과 둘루스·스와니 일대에 있는 일부 한인 마트들은 문제가 된 제품을 판매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시온마켓 전무배 지점장은 “살모넬라 감염 케이스가 보고되기 전에도 시온은 해당 제품을 취급하지 않았다”고 17일 밝혔다. 아씨 슈가로프점의 정경섭 지점장도 “조사해보니 해당 브랜드의 제품을 판매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양파에 이어 최근에는 유아용 쌀 시리얼의 비소 함유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FDA는 지난 5일 유아용 쌀 식품의 비소 함량을 100ppb(10억분의 1)로 제한하겠다고 발표해 소비자 보호 단체들로부터 비난받았다. 전문가들은 이 제한이 아이들을 보호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비소는 공기, 흙, 물, 식품에 널리 존재하는 금속과 유사한 물질이다.

‘건강한 아기들 밝은 미래’(Healthy Babies Bright Futures, 이하 건강한 아기들)의 샬롯 브로디 대표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아기 음식에 허용되는 비소 함유량의 최대치를 정하는 것은 좋지만 100ppb는 여전히 높다”고 우려했다. 컨슈머리포트 식품정책국의 브라이언 론홈 국장도 “아이들이 먹는 식품을 비소와 다른 중금속의 위험으로부터 적극적으로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산 쌀의 비소 함유량은 지난 2012년부터 지속해서 문제가 됐다. 건강한 아기들이 2017년 미국 주요 제조업체의 168가지 이유식을 조사한 결과 유아용 쌀 시리얼, 쌀로 만든 과자 등이 ‘가장 독성이 강한 음식’에 꼽혔다. 특히 이들 제품에는 납이 95%, 비소가 73%, 카드뮴이 75%, 수은이 32%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관련 업체들은 쌀의 원산지를 신중히 선정해 무기비소 함유량을 낮추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건강한 아기들에 따르면 비소 함유량이 상대적으로 낮은 제품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도, 파키스탄 등에서 재배되는(grown) 바스마티 쌀이다.

FDA 식품안전 및 응용영양센터의 수잔 메인 센터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제품은 현재 권장 수준을 밑돌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먹거리에 대한 한인들의 우려가 크다. 스와니에 사는 김미정(33)씨는 “최근 아이의 이유식에 사용할 쌀을 알아보다가 미국산 쌀의 무기비소 함량 문제에 대해 알게 됐다”면서 “한인 마트에서 판매하는 한국 상표의 쌀이 한국산을 수입한 제품인 줄 알았는데 뒷면을 확인해보니 ‘미국산(Product of USA)’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구체적인 재배 지역이 명시되지 않은 제품이 많아 구매 시 신중하게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들과 전문가들은 비소가 주로 토양을 통해 작물에 흡수되는 만큼 하루아침에 해결할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컨슈머 리포트의 마이클 한센 수석 연구원은 “자녀의 중금속 노출을 피하기 위한 부모의 노력 뿐 아니라, 정부의 공중보건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면서 “FDA는 어린이 식품에서 중금속이 측정되지 않도록 조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소= 비소는 공기, 흙, 물, 식품에 널리 존재하는 금속과 유사한 물질로 산화된 상태에 따라 독성이 달라진다. 유기비소(organic arsenic)와 무기비소(inorganic arsenic)로 구성되며 유기비소는 무기비소와 달리 인체에서 빠르게 빠져나가 해가 없다. 무기비소는 제초제, 쥐약 등을 만드는 데 사용했을 정도로 강한 독성을 가진 물질이다. 비소에 중독되면 구토, 설사, 탈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장 염증, 내부 출혈, 간암, 폐암, 방광암 등이 발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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