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타운 치킨 전쟁
등록일 2020-07-18 01:54:00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아성에 도전자들 줄지어


클래식 치킨·내슈빌핫 치킨·배달 전문 매장도


와플과 함께 먹는 '오바마 스페셜'은 팬덤 형성

 

웨스트 LA의 치킨과 와플 전문점 '로스코스' 매장 앞에 손님들이 주문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현재 남가주에 7개 매장을 둔 로스코스는 웨스트 LA 2호점을 곧 추가할 예정이다.

웨스트 LA의 치킨과 와플 전문점 '로스코스' 매장 앞에 손님들이 주문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현재 남가주에 7개 매장을 둔 로스코스는 웨스트 LA 2호점을 곧 추가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외식하기 힘든 요즘 LA 한인타운을 중심으로 다양한 프라이드치킨 전문점이 한인들의 입맛을 공략하고 있다. 다양한 맛으로 발전한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에 도전장을 내민 주인공들은 정통 클래식 치킨, 내슈빌핫 치킨, 허니 치킨 등으로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프라이드치킨 주방까지 생겼다.

피코 길 선상 웨스트 LA의 '로스코스(Roscoe's)'는 실내 식사가 금지된 지난 주말에도 테이크아웃 손님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다양한 인종의 손님들은 더운 날씨와 마스크 착용 룰에도 불구하고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해 보이지 않았다.

한인 이 모 씨는 "생전 처음 프라이드치킨과 와플을 함께 먹어봤는데 둘 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맛에 반해 또다시 오게 됐다"며 "매운 핫윙이랑 랜치 소스를 찍은 셀러리의 진미를 알면 미국 사람 다 된 거라고 하던데 치킨 와플도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로스코스의 대표 메뉴는 윙 3조각과 와플이 함께 나오는 '오바마 스페셜'로 팬덤까지 생겼다고 한다. 2011년 오바마 대통령이 LA를 방문해서 일정에 없던 이곳 매장을 방문해 9번 메뉴인 '컨트리 보이'를 먹고 돌아갔는데 입소문이 나면서 업소 측이 메뉴 이름을 아예 오바마 스페셜로 바꿨다.

 

미식가 중 조금 더 자극적인 맛을 원하는 이들은 내슈빌핫 치킨으로 쏠리며 한인타운 윌셔와 놀먼디 코너의 '데이브스핫 치킨'은 최근 인기 급상승 중이다. 순 살 타입의 '핫 치킨 텐더'와 이를 코울슬로와 함께 빵 사이에 끼워 먹는 '핫 치킨 슬라이더'의 단순한 2가지 메뉴지만 맵기 정도가 '노 스파이스'부터 죽음의 신인 '리퍼(reaper)'까지 7단계로 조절할 수 있어 다양한 맛을 낸다는 평가다.

2017년 이스트 할리우드의 노점상으로 시작한 데이브스 핫 치킨은 이듬해 그곳에 첫 매장을 열었고 현재 한인타운과 노스할리우드, 샌디에이고 등 4개 매장을 갖췄으며 곧 한인타운 북쪽의 페어팩스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또 컬버 시티에서 20년 넘게 운영하며 황금색의 프라이드치킨으로 유명한 '허니스케틀'은 최근 다운타운과 할리우드에 배달 전문 주방을 오픈했다. '허니 드롭 치킨'으로 명명된 주방에서는 로컬 올가닉 꿀을 활용한 달콤하고 매콤한 소스와 함께 가족이 먹기 좋은 8 피스, 20 피스 메뉴와 치킨 샌드위치, 치킨 소시지, 계란빵, 다양한 파이류를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이스트 할리우드의 '파운드 오이스터'는 남부식 프라이드치킨을 추구하며 골수팬을 키워가고 있다. 모양새는 과감하면서 우락부락하지만, 속살은 부드럽고, 카옌페퍼로 낸 가벼운 매운맛과 미국인이 좋아하는 전통의 '올드 베이' 시즈닝이 주는 풍미가 일품이다.

온라인 뉴스 'LA 타코'는 올해 초 한국식 프라이드치킨이 1970년대 한인타운을 형성하는 데 일조했다고 전했는데 이제는 한인타운이 새로운 맛을 품으면서 보다 다양한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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