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검사 버티던 트럼프, “할 필요 없어”→“조만간 할 것”
등록일 2020-03-15 14:53:10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증상 없다”넘기다 거듭 질문하자 답

브라질 관료 만난 마이애미시장 양성

확진자 접촉한 장녀 이방카 재택근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의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코로나19 관련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는 기자회견을 하며 잠시 발언을 멈추고 있다. [로이터=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결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검사를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자들의 집요한 질문 끝에 내놓은 답이다. 최근 며칠 간 확진 판정을 받은 인사들과 접촉해 검사의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걱정 없다”, “할 필요를 못 느낀다”고 넘겼던 데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브라질 대통령실의 파비우 바인가르텐 국장이 확진 판정을 받았으니 검사를 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자, “나는 어떤 증상도 없다. 우리는 증상이 없는 사람들이 가서 검사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인가르텐 국장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의 방미 수행단원 일원으로 지난 7일 플로리다주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식사하고, 사진도 찍은 인물로 자국으로 돌아간 뒤 코로나19 확잔자로 분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질문을 끊으며 다른 기자에게 발언권을 넘겼지만, 다른 기자가 또 검사에 관해 묻자 “나는 검사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며 “아마 매우 그럴 것(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어쨌든 나는 그걸 할 것”이라며 “꽤 조만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검사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바인가르텐 국장이 양성 판정을 받은 게 그 이유는 아니다”라며 “어쨌든 검사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7일 마러라고 리조트에 머물던 인사 중 프랜시스 수아즈 마이애미 시장은 양성 판정을 받았다. 바인가르텐 국장과 같은 방에 있던 인물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 19 노출 우려가 가중돼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음성 판정을 받은 걸로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코로나19 검사 필요성은 지난달 말 그가 참석한 대규모 보수단체 행사인 보수행동정치회의(CPAC) 이후 제기돼왔다. 이 행사에서 확진자와 접촉한 의원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에 동행하거나 악수를 한 걸로 나타나면서다. 해당 인사들은 자가격리 등에 들어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증상이 없다며 검진을 피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건 당국이 코로나19 확산과 관련,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 고령층이라는 점에서 대통령 스스로 보건당국의 ‘자가격리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는다는 비판도 제기돼왔다.

아울러 그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 보좌관도 최근 접촉한 피터 더튼 호주 내무부 장관이 코로나19 양상 판정을 받음에 따라 이날 예방 차원에서 백악관으로 출근하지 않고 재택근무를 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우려가 커져왔다. 저드 디어 백악관 부대변인은 “백악관 의료 참모진들이 아방카 트럼프가 자가격리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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