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식업계 ‘죽을맛’
등록일 2020-07-09 03:04:54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 유학생 비자 강화도 타격, 야외 패티오 설치 어려워

 

▶ 투고·배달로는 생존 한계

 

한인 요식업계가 내부 서비스의 재금지 조치가 내려진 뒤 매출 증대에 고심하고 있다. 한인타운 내 한 식당에 투고와 배달만 한다는 사인이 설치돼 있다. [남상욱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재도약하려던 LA 한인 요식업계가 연속된 악재를 만났다.



캘리포니아 주정부와 LA 시 당국의 식당 내 식사 서비스 제공 금지 조치에 이어 업소의 사회적 거리두기 여부를 단속하는 특별팀이 운영될 예정이어서 한인 요식업계는 위축될 대로 위축된 상태다.

여기에 온라인 수업만 받는 외국 유학생에 대한 비자 발급이 중단되면 주 고객층의 이탈이 더해질 가능성 커 한인 요식업계는 말 그대로 산넘어 산이다.

 



7일 지난 주말부터 실시된 식당 내 식사 제공 서비스 금지 조치로 LA 한인타운 내 한인 식당들은 투고와 배달 위주로 회귀한 상태다.

일부 식당들은 패티오와 야외 공간 활용이 가능한 경우 외부에서 식사 제공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모습도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한인타운 내 대부분의 식당들은 야외 식사 제공 서비스보다는 투고와 배달에 전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외 공간을 확보한 식당들이 극히 적은 데다 주차장을 활용하는 데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윌셔길에 위치한 한 일식당 업주는 “주차장이나 인도를 활용해 식사를 제공하는 일은 안전 사고를 유발할 뿐 아니라 위생과 방역면에서도 문제가 더 커질 것 같아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투고와 배달 위주로 버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1일부터 LA 시가 ‘코로나19 공중보건 가이드라인’의 준수 여부를 관리 감독하기 위해 식당을 비롯한 업소들에 대한 방문에 나서는 것도 부담이다. LA 시 자원재난봉사자들이 불시에 업소를 방문해 사회적 거리두기 준수를 점검한다.

이와는 별도로 캘리포니아 주정부는 주류통제국(ABC)을 비롯해 산업안전보건국, 사업감시국, 소비자보호국, 가주고속도로순찰대(CHP) 등으로 ‘스트라이크 팀’(strike Team)을 구성해서 LA와 오렌지카운티 내 업소들을 집중 단속한다.

 



만에 하나 단속에 걸리게 되면 투고와 배달 서비스조차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한인 식당 업주들은 늘 긴장하고 있다.

한 한식당 업주는 “식당 내 서비스 금지도 힘든 상황인데 거기에 단속까지 나온다니 문 열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며 “식당이 코로나19 발원지라는 구체적인 확증도 없이 식당만을 매도 당하는 것 같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한인 요식업계의 재도약 걸림돌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올 가을 온라인만으로 수업을 받는 한인 유학생을 포함해 모든 외국 유학생들에 대한 비자 취소와 신규 비자 발급을 중단하겠다는 연방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발표는 한인 요식업계에게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되어 버렸다.

한인타운 내 식당을 방문하는 주요 고객층 중 중국과 한국 유학생의 상당수가 빠져나갈 경우 한인 요식업계에는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인 요식업계는 식당 내 식사 제공 서비스를 하면서 정상화로 복귀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지만 이제는 올해 생존을 걱정하는 분위기로 반전된 상황이다.

급여보호프로그램(PPP)으로 받은 대출금도 소진돼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렌트비와 각종 경비는 예년 수준의 50%를 밑도는 매출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형국에 놓여 있다.

한인타운 내 두 곳의 식당을 운영하는 업주는 “식당 내 서비스 재개를 위해 각종 방역 시설과 물품 등을 구입하고 직원도 어렵게 확보했는데 모두 필요 없게 됐다”며 “비용은 비용 대로 쓰고 남은 게 없다 보니 남은 시간을 버티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인다”고 허탈해 했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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