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최저임금까지…‘한숨’
등록일 2020-07-02 00:10:34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 LA 15달러로 인상

 

▶ 의류·봉제·요식 등 한인업주들 비명

 

 

LA시와 카운티의 최저임금이 15달러(직원 26명 이상)로 인상되면서 의류 및 봉제업계, 요식업계 등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와 인건비 상승 부담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박상혁 기자]

 



LA 자바시장에서 여성복 전문 의류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한인 김모씨는 최근 들어 가족을 동원해 쇼룸과 창고에서 함께 일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직원을 줄인 대신 업주 김씨와 가족이 더 오래 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직원들을 많이 고용하는 큰 업체도 있지만 나처럼 직접 뛰어야 하는 생계형 업체도 많다”며 “최저임금 인상이 부담이 돼 직원을 줄이고 가족들이 이를 대신하는 게 썩 좋은 것만은 아니다”라며 씁쓸해했다.

 



7월1일부터 LA시와 LA 카운티 직할 구역의 시간당 최저임금이 오르면서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업종을 중심으로 비용 상승에 대한 부담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은 시간당 임금 노동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반대로 노동집약 업종인 의류 및 봉제업계와 요식업계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 2~3년간 매년 최저임금이 오른데다 경기마저 코로나19 확산으로 바닥을 치고 있어서다.

이날부터 LA시와 카운티의 최저임금은 직원수가 26명 이상 업체는 기존 14.25달러에서 15달러로 0.75달러가 올랐고, 25명 이하 업체는 13.25달러에서 14.25달러로 1달러가 올라갔다. 25명 이하 업체의 경우 내년 7월1일 15달러로 추가 인상될 예정이다.

한인타운 내 한식당 업주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매상이 제대로 오르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인상되니 심리적인 압박감도 함께 느끼고 있다”며 “그렇다고 당장 음식값을 올릴 수도 없는 노릇이라 답답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30년 가깝게 봉제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모씨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 부담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다. 이씨는 마스크 생산과 소량이지만 신규 수주 물량으로 작업장을 운영한다고 했다.

이씨는 “인건비와 보험료, 렌트비는 매년 오르고 있는데 봉제 단가는 제자리 수준이다 보니 마진율이 10% 밖에 안돼 한때 ‘돈 버는 업종’이라는 말이 무색해졌다”며 “이제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을 따라잡기에도 벅차 이제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라고 하소연했다.

이미 최저임금 이상의 시간당 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업종들도 암암리에 급여 인상 요구 압박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일종의 최저임금 인상의 ‘나비효과’인 셈이다.

하지만 한인 대형마켓 등 상당수 업체들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에 대비해 몇 개월 전부터 시간당 급여를 인상해 대비해 차분한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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