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트럼프 트윗 아예 숨겨버렸다
등록일 2020-06-25 00:39:33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시위대에 무력사용" 글 '숨김 처리' 하고 좋아요·리트윗 불가 조치

 

앞서 세 차례 경고 딱지 이어 첫 '숨김 처리'…"가학적 행위" 제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윗, 또 경고 딱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윗, 또 경고 딱지

[트위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트위터가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위대를 향해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은 글이 "가학적인 행위에 관한 운영원칙을 위반했다"며 '숨김 처리'를 해버렸다.

 

트위터는 앞서 세 차례 트럼프 대통령의 글에 경고 딱지를 붙였는데, 아예 글을 숨겨버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내가 대통령인 한 워싱턴DC에는 결코 '자치구'는 없을 것"이라며 "만약 그들이 그러려고 한다면 심각한 물리력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트위터는 해당 트윗을 숨긴 처리한 뒤 그 글을 읽으려면 따로 '보기'를 누르도록 조치했다. 그러면서 "이 트윗은 가학적인 행위에 관한 트위터의 운영원칙을 위반했다"고 안내했다.

트위터는 다만 "공익 측면에서 이 트윗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며 해당 트윗을 삭제하지는 않았다. 대신 '좋아요' 누르기는 물론 답장과 공유, 리트윗 등이 불가능하도록 조치했다.

일반적으로 트위터는 운영원칙을 위반한 글을 삭제하지만, 선출직과 공무원의 행동과 진술을 알고 토론할 때 얻을 수 있는 상당한 공익을 고려해 이들의 트윗은 예외로 지정해 기록을 남겨둔다고 부연했다.

 

원탁회의 중 휴대전화 들여다보는 트럼프

원탁회의 중 휴대전화 들여다보는 트럼프

(워싱턴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의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주지사들과 자영업 영업 재개를 주제로 원탁회의를 하던 중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다. sungok@yna.co.kr

트럼프 대통령은 문제의 트윗을 올리기 약 2시간 전에는 "미국 연방정부에 기념비나 동상, 기타 연방 재산을 훼손하거나 파괴하는 사람을 체포하고, 최고 1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즉시 효력이 발생하고 소급적용까지 가능하다며 "예외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는 워싱턴DC에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백악관 앞 라파예트 광장에 있는 앤드루 잭슨 7대 대통령 동상을 철거하려다 경찰에 해산된 다음 날 나왔다.

20달러 지폐에 얼굴이 그려진 잭슨 전 대통령은 미국에서 '전쟁 영웅'으로 칭송받아왔지만, 미국 땅에서 원주민을 내쫓은 역할 등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용납할 수 없다고 밝힌 '자치구'는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종차별 반대시위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고 AFP, 블룸버그 통신 등이 전했다.

시애틀 시위대는 지난 8일부터 2주 넘게 도심 관광 명소인 캐피톨 힐 지역을 점거하고 '자치 구역'으로 선언해 당국과 대치하고 있다.

앞서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린 글과 영상 등에 "팩트체크 필요하다", "폭력을 미화해 규정을 위반했다", "조작된 미디어"와 같은 '경고 딱지'를 세 차례 붙였다.

잭슨 동상 넘어뜨리려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

잭슨 동상 넘어뜨리려는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

(워싱턴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 라파예트 공원에 모여든 인종차별 반대 시위대가 22일(현지시간) 앤드루 잭슨 전 대통령의 동상을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 jsmoon@yna.co.kr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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