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벌이 부부의 육아전쟁
등록일 2020-05-04 14:51:47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학교·데이케어 문 안 열면


육아는 여전히 전쟁 상황


경제 활동 재개돼도 걱정

 

‘직장맘’ 박 모씨는 신종 코로나19 확산 이후 바이러스보다 육아가 더 큰 고민이다. 평소 킨더가든에 다니는 6살 딸은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학교에 머물렀다. 또 두 돌이 채 안된 둘째 딸은 남편 직장 근처 데이케어에 온종일 맡겼다. 박씨는 퇴근길에 차례로 두 아이를 데리고 귀가했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이른바 ‘육아 전쟁’을 치르고 있다. 다행히 회사의 근무 방침 변경에 따라 한 달간 재택근무를 하고는 있다. 그래도 남편이 출근한 사이 일과 양육을 온종일 감당하기가 쉽지가 않다. 박씨는 “아직 아이들이 손이 많이 가는 나이라 낮에는 일만 하고 있기가 어렵다”며 “아이들이 잠든 이른 새벽과 늦은 밤까지 일하고, 낮에는 아이들을 돌보면서 피로감은 2~3배로 커졌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은 한인 부모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구나 코로나19 사태가 호전 되어 경제활동이 재개되고 다시 출근을 하게되면 맞벌이 부부의 육아전쟁은 더 심각해질 전망이다. 아이들을 맡아줄 학교와 보육기관이 여전히 문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 교회나 사설 기관이 운영하는 서머 캠프도 당장 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박 씨는 “둘째 아이가 다니는 데이케어 센터에서 5월 이후 경제활동이 재개되면 바로 아이들을 맡기겠냐고 물어왔다”며 “그러나 이마저도 신청자가 얼마나 될지 몰라 다시 문을 열 계획을 접었다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코로나19 상황이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어린아이를 보내는 것도 마음이 편치 않은데, 막상 출근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 믿을만한 보모를 찾기도 쉽지않고…"라며 말을 흐렸다. 박씨의 양가 부모님은 모두 한국에 있다.

 

 

애틀랜타저널(AJC)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여름 캠프가 문을 닫으면서 직장으로 복귀해야 하는 부모들이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고 3일 전했다. 특히 온라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는 하나 13세 미만의 어린이들은 혼자 집에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소용이 없다. 7살 딸을 둔 미혼모 콰첼 펠레 씨는 “직장에서 당장 출근을 통보한다면 정말 난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학교가 문을 열게 되면 교사들도 곤란하기는 마찬가지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사는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지만 나도 양육해야 할 자녀들이 있다”며 “내가 다시 학교에 나가더라도 여름 캠프나 학원, 데이케어 센터 등이 문을 열지 않는한 아이를 맡길 곳이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련 펀드를 제공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관계자들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미국의 보육시스템은 스몰 비즈니스 형태이기 때문에 제한적 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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