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확장 종지부 찍고 곤두박질 미국경제
등록일 2020-05-01 01:11:47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미국 뉴욕의 한 상점 출입구에 29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욕의 한 상점 출입구에 29일(현지시간) 코로나19로 인해 문을 닫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뉴욕|로이터연합뉴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아 10년 동안 지속돼온 확장세에 종지부를 찍은 미국 경제가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8%로 뒷걸음질 친 데 이어 2분기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시나리오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하반기부터 경제가 반등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지만 미국 경제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2~3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세계 2위 경제 대국 중국이 44년만에 처음으로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한 데 이어 미국 경제마저 침체에 빠져들면서 세계 경제에 드리운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29일(현지시간) “미국 경제가 2분기에 전례 없는 속도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는 2분기 전혀 본적이 없는 경제 수치들을 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사실상 제로(0)인 현행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결정한 이후 화상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미국 경기 후퇴는 예견됐던 바다. 트럼프 대통령이 3월 중순 코로나19와 관련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물리적 거리두기를 발표하면서 경제 활동이 멈춰섰기 때문이다. 국가 비상사태 선포 이후 실업수당 신청 인원만 총 2600만명에 달한다. 지난 3월 4.4%로 집계됐던 미국의 실업률은 다음달 8일 발표될 4월 통계에서 20%로 치솟으며 대공황 시기 실업률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관심은 경기 침체가 얼마나 깊고, 얼마나 오래 갈 것이냐로 쏠린다. 일단 2분기 미국의 성장률이 마이너스 30~40%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의 일부 주들이 경제 활동을 재개했거나 재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재확산을 우려한 상당수 주들은 아직도 경제 활동 재개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34%, JP모건은 -40%, 바클레이스는 -45%라는 전망치를 내놓았다. CNN은 -40%의 성장률은 미 상무부 경제분석국이 분기별 성장률 집계를 시작한 1947년 이후 최악의 수치라고 전했다. 파월 의장은 “경기 하강의 깊이와 기간은 극도로 불확실하며 코로나19가 얼마나 빨리 통제되느냐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재선을 위한 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살리기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3분기는 전환기일 것이고, 4분기는 엄청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내년엔 엄청난 실적을 보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에는 크고 빠르게 회복할 것”이라면서 하반기 성장률이 최대 20%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의회는 추가 경기부양책을 검토 중이며, 국채 매입 등을 통해 2조3000억원을 시장에 푼 연준도 연말까지 최대 5조달러를 더 풀 작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하는 급반등, 즉 ‘V자형’ 회복이 실제로 나타날 것인지에 대해선 의문이 제기된다. 파월 의장은 자택 대피 명령이 해제되면 경제가 다시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지만 최소한 내년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면서 “경제가 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빨리 되돌아 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택 대피가 해제되고 경제 활동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상태에선 경제 활동이 빠르게 회복되리라고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미 의회예산처는 최근 미국의 GDP가 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2022년은 되어야 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미국 경제의 운명은 얼마나 빨리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고, 검사가 확대되며, 경기부양책이 효과가 나타나는지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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