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의 양대 교사노조가 한목소리로 정부가 의학 전문가들의 조언에 반해 적절한 안전조치 없이 개학을 강행할 경우 파업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교사연맹(AFT)의 랜디 와인가튼 회장은 "만약 학교가 적절한 안전 조치 없이 개학한다면 비명을 지를 일이 생길 것"이라며 교사들에게 목소리를 내도록 촉구했다.
최대 교원노조단체인 미국교육협회(NEA) 릴리 에스켈슨 가르시아 회장도 주지사들이 섣불리 개학을 결정한다면 파업도 선택지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안전에 관해서는 모든 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놔야 한다"며 "우리가 혼자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학부모들도 반대 여론에 동참할 움직임이라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양대 노조 대표의 이같은 발언은 최근 일부 주가 경제활동을 재개한 가운데 학교 수업 정상화 논의도 이뤄지는 데 따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주지사들과 전화 회의에서 등교 수업 재개 준비를 촉구했다.
코로나19 휴교령에 발 묶인 미국 버지니아의 스쿨버스들
(알링턴 AFP=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휴교령이 내려진 미국 버지니아 주의 알링턴 카운티 버스 차고지에 지난 3월 31일(현지시간) 100여대의 스쿨버스가 주차돼 있다.
그러나 미용실 같은 상점이 문을 연 것과 개학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와인가튼 회장은 개학에 앞서 개인 보호장비 등을 갖추기 위한 자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 백신이 없는 상황에선 안전하고 협조가 이뤄진 방식으로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FT는 개학에 앞서 5가지 선행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며 노조원들에게 지역구를 설득하도록 독려했다.
AFT가 내세운 개학 조건은 ▲14일 이상 확진자 감소 지속 ▲충분한 검사·추적·격리 ▲체온 측정·청소 규칙·개인 보호장비·사회적 거리두기·시차를 둔 시간표 운영 등 보건 조치 도입 ▲안전조치 및 이행에 있어서 투명성과 정확성 보장 ▲여러 변화 도입을 위한 자금 확대 등이다.
이미 노조 일부는 행동에 옮겼다.
AFT 산하 뉴욕시교사연맹(UFT)은 개학 선결 조건으로 모든 학교에서의 검사 확대와 체온 측정, 철저한 청소, 보호장비 구비 등을 내세우고 청원을 받고 있다.
가르시아 회장도 NEA가 노조원 수천명과 접촉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개학 시 교사와 직원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에 대한 보상도 거론하고 있다.
가르시아 회장은 "학교를 여는 데 필요한 영웅적인 일을 맡은 교사들의 계약 조건 재협상을 들여다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양대 노조 회장은 교육 당국과 교사들이 개학 결정에 있어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르시아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상화를 위한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에 교육계 의견을 대변할 사람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돼 숨진 교사들이 있다"며 "그래서 우리는 어른과 아이, 그리고 이들이 방과 후 집으로 돌아가 만나는 사람들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