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금지 풀린 미국.. 치명적인 실수
등록일 2020-04-27 07:44:43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헌팅턴 비치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북적이고 있다. 미국 서부 일대에 때 이른 '열파'(Heat wave·더운 기단이 밀려 들어와 고온이 되는 현상)가 찾아오면서 이날 일부 해변에 수만 명이 몰렸다. AF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헌팅턴 비치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 북적이고 있다. 미국 서부 일대에 때 이른 '열파'(Heat wave·더운 기단이 밀려 들어와 고온이 되는 현상)가 찾아오면서 이날 일부 해변에 수만 명이 몰렸다. AFP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업제한 조치로 폐쇄됐던 미국 내 상점들이 주말을 기점으로 문을 열기 시작했다. 조지아주와 오클라호마주를 비롯해 10여개 주(州)가 영업 금지를 해제했거나 이번 주 재가동에 들어간다. 예약제 운영, 출입 인원 제한, 거리두기 등이 딸린 제한적 완화 조치지만 너무 이르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조지아주와 오클라호마주는 전날부터 미용실, 이발소, 헬스시설 등에 대한 영업 금지를 해제했다. 알래스카, 텍사스, 미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도 식당과 소매점 등의 영업 재개를 허용했다. 테네시주는 27일부터 식당 문을 열어 손님을 받고, 아이오와주는 병원 업무와 농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WP는 “준비가 됐든 안 됐든 미국은 다시 개방하고 있다”며 “네일숍과 울타리 없는 해변에서 시작된 이 과정은 이번 주 전국 각지를 가로질러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경제활동 재개를 서두르는 주들이 치명적 실수를 하고 있다는 보건 전문가들의 경고를 덧붙였다. 대다수 미국 언론들도 성급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한 달 넘게 이어진 자택대피령을 마치고 일터에 나온 사람들은 ‘내가 옳은 일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애틀랜타 교외에서 헤어살롱을 운영하는 사브리나 왓킨스는 CNN에 “무엇을 위해 머리를 손질하느냐”며 “대유행이 지속되고 있고, 사람들은 죽어가고 있다. 지금은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 레스토랑의 주방장은 “문을 연 다음 다시 닫아야 한다면 더 위중한 상황이 될 것”이라며 “과학과 상식을 지침 삼아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기다리는 게 더 낫겠다”고 했다.

미 의회전문 매체 더힐은 감염 우려는 여전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미국인 2600만명 이상이 실업수당을 청구하는 등 경제적 충격 또한 커 정부 관료들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다고 전했다.

 

실시간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96만명, 사망자는 5만4000명을 넘어섰다. 전 세계 사망자가 20만명을 돌파한 가운데 4분의 1이 미국에서 나왔다. CNN은 그동안 일반 사망자로 분류됐던 사례 가운데 코로나19 감염으로 재판정되는 경우가 늘고 있어 누적 사망자는 더욱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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