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트럼프 압박에 코로나19 지원금 포기
등록일 2020-04-24 01:41:31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스탠퍼드대 등도 포기 의사

 

미국 명문 사립대인 하버드대가 22일(현지시간) 코로나19 지원금 860만달러(약 106억원)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버드대는 기부금을 많이 받고 있지 않느냐”며 반납을 압박하고, “부자 대학이 너무하다”는 비판 여론까지 확산되자 두 손을 든 것이다. 스탠퍼드·프린스턴 등 다른 유명 사립대들도 지원금 포기 의사를 밝혔다.

하버드대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하버드대 역시 코로나19 대유행과 이로 인한 경제 위기로 심각한 재정적 도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전제하면서 “하버드에 배정된 고등교육긴급구호자금을 수령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의회가 지난달 말 통과시킨 2조2000억달러 규모의 ‘슈퍼 경기부양’ 법안에는 대학 등 고등교육기관 지원 명목으로 125억달러(약 15조원)가 책정됐다. 재정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과 학교를 돕기 위해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연방정부의 학자금 보조를 받는 학생 비율에 따라 각 학교에 배정됐다. 하버드대에는 860만달러가 배정됐다.

하지만 수십조원에 이르는 기금을 보유한 부자학교에까지 지원금이 배정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막대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하버드는 지원금을 반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하버드대는 “지원금은 전액 학생 지원에 사용된다”며 맞서는 듯 했지만 하루 만에 백기를 들었다. 하버드대 교내 언론인 ‘크림슨’에 따르면 지난해 하버드대 재단은 409억달러(약 50조원)의 기금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명문 사립대들도 줄줄이 반납 대열에 동참했다. 프린스턴대는 이날 240만달러(약 30억원)의 지원금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고, 스탠퍼드대도 740만달러(약 91억원) 규모의 지원금 수령을 포기한다고 밝혔다. 벳시 디보스 교육부 장관은 “(지원금은) 가장 필요한 학생들에게 더 많이 돌아가야 한다”면서 “의회는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