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쉘 오바마 왜 미국 부통령 후보로 주목돼나
등록일 2020-04-22 14:43:14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미셸 오바마가 지난해 12월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연단에서 연설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연합뉴스

미셸 오바마가 지난해 12월1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연단에서 연설하고 있다. 쿠알라룸푸르|AP연합뉴스

 

미국 대선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미셸 오바마(56)가 부통령 후보로 최근 급부상했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유력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기회가 날 때마다 미셸을 부통령 후보로 언급하고, 언론들도 “민주당 대선 후보의 퍼펙트 러닝메이트”(폴리티코)라며 연일 미셸을 조명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인 미셸은 정치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해 ‘품위’를 말할 수 있는,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정작 미셸은 공직에 관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당장 트럼프 대통령과 맞설 민주당 유력 대선 후보인 바이든 전 부통령의 존재감이 떨어지다보니 민주당 안팎에서 미셸을 불러들이고 있다.

미 CNN의 크리스 실리자 기자는 21일(현지시간) ‘미셸 오바마 부통령?’이란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미셸 오바마와 한 팀을 만든다는 건, 농구팀을 꾸리면서 (NBA 슈퍼스타) 스테판 커리를 선수로 영입한다는 말이다. 쉬운 일은 아니다”고 했다. 지난 14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 선언을 한 데다, 여성을 러닝메이트로 선정하겠다고 밝힌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20일 피츠버그 지역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미셸이 의향이 있다면) 생각해볼 것도 없이 당장에라도 그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하면서 미셸이 부통령 후보로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미셸을 부통령 후보로 내세우고 싶은 뜻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그는 지난 1월 아이오와주 경선 유세 때 “나는 미셸이 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고, 2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미셸이 부통령 후보로 나설) 가능성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장에라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미셸의 높은 인지도와 대중적 지지가 대선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2012년 9월7일 당시 조 바이든 미 부통령(왼쪽)과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가운데)가 뉴햄프셔주 포츠머스 국제공항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2012년 9월7일 당시 조 바이든 미 부통령(왼쪽)과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가운데)가 뉴햄프셔주 포츠머스 국제공항에서 시민들과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흑인 노동자 가정에서 태어나 변호사·사회운동가로 성장한 미셸은 미국사회에서 험난한 현실을 딛고 일어선 여성과 약자들의 아이콘이다. 2018~2019년 연속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여성’ 1위에 오르며 22번이나 1위에 올랐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제치고 ‘미셸의 시대’가 됐음을 알렸다. 2018년 미셸의 회고록 <비커밍>(Becoming)은 30여개 언어로 번역돼 1100만부 이상 팔린, 초대형 베스트셀러다. 테리 매콜리프 전 민주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지난 20일 폴리티코에 “2013년 지방선거 당시 모두 후보들이 홍보전단에 미셸 사진을 넣었다”며 “도시나 시골 가릴 것 없이 많은 여성들이 미셸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회고록 출간 1주년 기념 사인회에선 수많은 군중이 몰렸다. 그 즈음 미셸을 두고 대선 후보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저격수’로 미셸이 거론되기도 한다. 미셸은 2016년 대선 당시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지원 연설에서 젠더 감수성이 뒤떨어진 트럼프 후보 측을 겨냥해 “그들이 저급하게 갈 때 우리는 품격있게 행동한다”(When they go low, we go high)라는 명문장을 남겼다. 그는 지난해 7월 CBS와의 인터뷰에서 “백인들만 가득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때 매우 마음이 상했다”고 회고했다.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이 그레타 툰베리를 비난할 때도 미셸은 트위터에 “툰베리, 누구라도 너의 빛을 희미하게 만들게 하지 말라”고 썼는데,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정부가 전임 오바마 행정부 정책을 뒤집는 것에 대해서도 미셸이 분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셸이 앞장섰던 ‘학교급식 건강식단법’을 무력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의 시간을 끝내기 위해 미셸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있지만, 미셸이 실제 부통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CNN·정치매체 더힐 등은 전했다. 미셸은 선거 정치 문화를 매우 싫어하고, ‘선출직에 관심 없다’는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왔다는 것이다. 미셸은 회고록에 “나는 분명히 말해둔다. 공직에 나갈 뜻이 절대 없다”고 밝혔다. 오바마 부부의 친구이자 조언자인 발레리 재럿은 지난 20일 폴리티코에 “공직 출마는 미셸의 스타일이 아니다. 분명히 그는 바이든을 지지하지만 자신을 정치적 인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측근인 딕 하푸틀리안은 지난 16일 더힐에 “미셸은 단호하게 왜 트럼프가 재선에 적합하지 않은지를 설명하고, 소화 가능한 방법으로 바이든에 대한 지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은 최근 코로나19로 집에서 생활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4주간 매주 월요일 동화책을 읽어주는 실시간 온라인 방송을 진행한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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