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WS는 고급 주택가가 밀집해 있는 뉴욕의 대표적인 부촌이다. 학군이 좋고 안전한 지역에 해당해 고소득자·중산층 가족, 특히 백인이 많이 거주하는 동네다.
UWS가 시끄러워지기 시작한 건 지난 4월부터. 뉴욕시가 코로나19로 노숙자 보호 쉼터의 정원을 줄여 운영하는 대신 호텔로 이주시키는 실험을 진행하면서다. 뉴욕시는 대략 9500명의 노숙자를 63개의 호텔로 나뉘어 배치했다. 이 중 32개는 맨해튼에 위치한 호텔들로, 부티크 호텔이 많은 UWS 지역에도 300여명의 노숙자가 방을 얻게 됐다.
몇몇 주민들은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전 부시장이자 변호사인 랜디 매스트로를 고용해 시를 고소하겠다고 경고했다. 매스트로 변호사는 “UWS 지역에 오랜 기간 거주했던 주민들과 새로운 사람들 모두 대낮에 거리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경악했다”며 “이 일을 해결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반대로 일부 UWS 주민들은 이들과 대립각을 세웠다. 노숙자들과 관련해 불만을 터뜨리는 주민들이 위선적이며 피해를 과장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또 8만 명에 달한다는 뉴욕 내 노숙자들 대부분이 흑인과 히스패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종차별적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미국 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률은 지난달 18일 기준으로 백인보다 흑인과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이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뉴욕시는 UWS 지역에 있던 300여명의 노숙자를 이르면 이번 주부터 다른 지역에 재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관계자는 “호텔에 머무는 것은 임시적인 방안이었을 뿐”이라며 UWS 주민의 반대가 시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대답하지 않았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