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치 후 진짜 고통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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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앙일보] 기사입력 2020/09/06 13:0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걸렸다 회복된 사람 중에 대다수가 완치 수개월 후에도 후유증을 앓는 것으로 조사됐다. 완치자 중 상당수가 호흡곤란·관절통에 시달렸고, 후각·미각이 돌아오지 않아 고통받고 있었다.

일본 아사히신문 잡지인 아에라 최신호(9월 7일호)는 이탈리아의 상황을 인용해 코로나 환자들의 후유증을 보도했다.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가톨릭대 병원은 코로나 19로 입원했던 감염자 중에서 완치되어 퇴원한 143명의 건강 상태를 조사해 미국 의학잡지에 발표했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 감염 후 완치된 143명을 조사한 결과 87%가 후유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코로나 환자가 이탈리아의 한 병원에서 체크를 받고 있는 모습 [EPA=연합뉴스]
 


응답자 중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돼 증상이 나타난 뒤 2개월 후 완전히 증상이 없어진 사람은 18명(13%)뿐이었다. 87%는 여전히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는 얘기다.

후유증은 복합적으로 찾아왔다. 응답자의 32%는 1~2가지 후유증, 55%는 3가지 이상의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 후유증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피로감(53%)이었다. 호흡곤란(43%)·관절통(27%)·가슴 통증(22%)이 그 뒤를 이었다. 또 다른 후유증으로는 후각·미각 장애, 눈의 건조와 충혈·비염·두통 등이 있었다.

 



지난 8월 이탈리아의 병원에서 한 여성이 코로나 바이러스 진단을 받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코로나 감염후 완치된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7%는 후유증을 앓고 있다고 답했다. 후유증이 없다는 응답은 13%에 불과했다. 이들 중 일부는 미각, 후각이 되돌아오지 않기도 했다. [AP=연합뉴스]
 


코로나가 휩쓸고 간 다른 국가도 상황은 비슷했다. 아에라에 따르면 중국·프랑스 등에서는 환자 상당수가 폐 기능이 저하되어 퇴원 후에도 숨쉬기가 답답하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후유증을 남긴 건 코로나 19만은 아니었다.

앞서 지난 2002년~2003년 유행한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SARS)도 코로나와 비슷하게 발병 후 6개월 이상 지나도록 후유증을 앓는 사례가 있었다. 당시 완치된 지 6개월이 지난 110명을 조사했는데, 조사 대상의 30%는 엑스선 검사에서 폐에 이상이 발견됐다.

아에라는 "사스 완치자를 2년 후에 조사한 결과 폐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은 사람이 20%였다"고 보도했다. 완치자 중에서 20%가량은 2년 후에도 우울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같은 정신적 후유증까지 앓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환자가 완치되어 퇴원 전에 의료진과 함께 기념 사진을 찍는 모습 [EPA=연합뉴스]
 


특히 고령층이 정신적 후유증에 취약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에라는 "고령층의 경우는 코로나로 정신적 후유증도 앓을 수 있다"면서 "오랜 입원·격리 생활로 섬망(생생한 환각)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젊은 환자는 병이 나으면 섬망도 자연스레 없어지지만, 고령 환자는 그렇지 않았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고령환자의 25%는 퇴원 후 3개월이 지나도 섬망이 남고 20%는 6개월 후에도 섬망 증상이 남았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863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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