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무비 한류 인기 코로나19로 브레이크
등록일 2020-04-10 02:15:02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기생충'이 쌓은 K무비 한류, 코로나19로 브레이크 걸렸다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의 선전으로 거세게 붙었던 K-무비의 바람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제동이 걸렸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부터 아카데미 작품상까지 '기생충'이 보여준 믿기 힘든 행보는 K-무비를 향한 전 세계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214개국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하면서 각 나라의 극장이 초토화됐고, 이로 인해 K-무비 한류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생충'은 옆 나라 일본에서 신기록을 세우고 있었다. 올해 개봉한 영화 가운데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물론 일본 자국 영화들까지 모두 제치고 가장 많은 수익을 냈다. 지난 1월 10일 일본 전역에서 개봉해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이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4주 연속 1위 자리를 지키면서 지난달 22일까지 44억엔이 넘는 누적매출액을 기록했다. 개봉 13주차임에도 지난 주말 네 계단 올라선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일본 소규모 개봉작 차트에서도 한국영화가 선전하고 있다. 일본 박스오피스 사이트 코교츠신에 따르면, 지난 4일과 5일 주말 이틀간 '암수살인(김태균 감독)'이 미니 시어터 랭킹 정상의 자리를 꿰찼다. 개봉 7주차인 '스윙키즈(강형철 감독)'는 3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지난 7일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상 첫 긴급사태를 선언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일본의 황금연휴가 끝나는 5월 6일까지 약 한 달간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의 사용 정지를 정부가 요청할 수 있게 된 것. 가장 대표적인 장소인 극장 또한 잇달아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 '기생충'을 비롯해 일본을 강타하고 있는 한국영화의 흥행세에 찬물을 끼얹게 됐다.

올해 칸 영화제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 또한 걸림돌이다. 매년 5월 열리는 칸 영화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이 잠정 연기됐다. 영화제 측은 6월 말 혹은 7월 초에 진행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으나, 유럽 내 코로나19확산세로 보아 실행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칸은 물론 베니스 영화제의 온라인 개최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국제 영화제는 한국영화가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데에 가장 주효했던 무대다. '기생충'의 신화 또한 칸에서부터 시작됐다. 영화를 해외 각국에 홍보할 좋은 기회인 국제무대가코로나19의 여파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 영화제를 시작으로 해외 세일즈에 나서려던 몇몇 영화들엔 예상치 못한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때문에 칸 영화제에 출품한 영화의 제작진은 '플랜B'를 준비하고 있다. '기생충' 이후 크게 늘었던 해외 투자도 주춤할 전망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기생충'의 영향으로 해외 발 자본이 대거 국내로 들어오려는 시도가 있었다. 그러나 전 세계에서 영화 제작이 일시 멈춘 상태인 터라 국내 영화계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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