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직격탄 맞은 LA 다운타운
등록일 2020-08-29 01:43:00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 재택근무로 일부 오피스빌딩 공실률 90%

 

▶ 자바도 발길 끊기며 한집 건너 ‘Close’

 

지난 수년간 붐타운을 형성했던 LA 다운타운이 코로나 사태의 직격탄을 맞아 다시 공동화되고 있다. 27일 자바시장 의류업소들 앞에 행인들이 거의 없어 썰렁한 분위기다. [박상혁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LA다운타운이 4개월만에‘붐타운’의 명성을 잃어가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지역 경제의 호황을 구가하던 LA다운타운이 코로나19 확산 사태 이후 인적이 드문‘유령의 도시’로 변해버렸다고 27일 LA타임스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9시 출근, 5시 퇴근을 하던 사무실 통근자들이 사라지고 재택 근무가 급증하면서 다운타운 지역 일부 오피스 빌딩들의 공실율이 90%에 달한다.

또 한인 업소들을 포함해 의류업체들이 집중돼 있는 다운타운 패션 디스트릭트(자바시장)도 분위기가 썰렁하긴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로 고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일반 고객들도 방문할 수 있는 소매상은 한집 걸러 한집 꼴로 영업을 중단한 상태다. 특히 이 지역 성격상 소매상 보다는 홀세일/쇼룸들이 많은데 이들도 영업시간을 줄여 오전에만 영업을 하면서 오후 시간에는 지역 전체가 사실상 고스트타운으로 변한다.

 



자택 대피령에 따른 현대미술관 MOCA와 더 브로드 폐쇄, 그리고 디즈니 콘서트 홀의 LA필하모닉 공연 취소는 아트 디스트릭 유입 인구를 멈춤 상태로 만들었다. 시빅센터에서 패션 디스트릭까지 상점과 식당들은 보도로 나와 장사를 하지만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메인 스트릿부터 스프링 스트릿에 이르는 히스토릭 지구는 보도에 진을 친 사람들과 주민들이 공동생활에 들어가면서 심각한 불균형을 드러내고 있다. 시위 사태 이후 수많은 리테일 업소들이 다운타운을 떠났고 USC와 FIDM 학생들이 거주하던 아파트 지역에는 임대 표시판이 여기저기 걸려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LA다운타운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붐타운’으로 꼽히며 100년 만에 찾아온 부흥기를 누리고 있었다. 일라이 브로드와 프랭크 게리의 꿈이 만들어낸 아트 디스트릭은 개발업체들의 투자가 이어졌고 사우스팍 인근 지역에는 엄청난 규모의 신규 아파트들이 속속 들어섰다. 오피스 공실률은 급격히 하락했고 110번 프리웨이부터 LA강에 이르는 다운타운 일대는 젊어지고 활기차 졌고 미식가들이 넘쳐났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고 레스토랑들이 문을 닫았다. 주민들과 사무실 근무자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으며 언제 끝날 지 모르는 불확실성이 LA다운타운을 2008년으로 돌려놓았다.

LA 다운타운의 최근 발전상은 경제적 필요에 기인했다. 다운타운의 부촌 벙커힐이 해체되고 레드 카는 없어졌으며 1990년대 샤핑 지구로 변화했다. 브로드웨이와 라티노 샤핑 센터의 급부상이 젠트리피케이션을 초래했다.

원 산타페 등 다운타운의 최신 개발 프로젝트에 기여했던 건축가 마이클 몰트잔은 “다운타운은 하나의 스토리가 아니다.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며 도시의 유동적인 본질에 따라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최근 10년 간 활황을 누렸던 LA다운타운은 5개월 만에 도시가 지닌 약점을 노출시켰고 불평등의 균열이 여실히 드러났다. 몰트잔은 “LA 다운타운의 개발 열풍은 지나치게 빨리 전개되어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돌아볼 시간 조차 없었다”며 “갑작스럽게 찾아온 정지 상태는 좀더 진지한 생각을 하게 하는 계기가 될지 모른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이로 인한 경제 충격에 빠진 이 시점에서 기업가들의 창의력과 성장에 대한 갈망이 극복을 이끌어낼 것으로 예견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LA 다운타운의 정체성은 방치와 투기로 모여든 이웃 집단이 만들어 낸 것이라고 언급했다.

버려진 산업 지구와 창고 지대에서 아트 디스트릭이 탄생했고 사우스 팍은 스테이플스 센터와 LA 라이브의 성공을 발판으로 개발되었다. 또, 히스토릭 디스트릭은 순수미술적 유산으로 주민들을 끌어들였고 금융지구는 비즈니스 자금 공여약속에 따라 진화했지만 불투명한 미래에 직면하고 말았다.

부동산 서비스업체 CBRE가 126명의 임원들을 대상으로 미 전역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0%가 가까운 미래에 일부 직원들이 재택 근무를 하게 될 것이라고 응답했다.

<하은선·남상욱 기자>

http://www.koreatimes.com/article/20200827/1325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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