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국제유가…미국, 러시아 제재 카드 꺼낼 가능성
등록일 2020-03-22 09:18:38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구조적 개선 없어 유가 불안정은 지속

미국, 사우디에 증산 포기 요구 예정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석유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요동치면서 미국 정부가 자국 석유업체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미국의 석유 시추 현장. [AP=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간 석유전쟁으로 국제유가가 하루하루 널뛰기를 하자 미국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설 태세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부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보다 23.8% 크게 올랐다. 전날 24.4% 폭락에 이어 급반등한 것으로 역대 최고 상승률이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역시 14.4% 상승 마감했다.

 

하지만 이날 상승은 단기 급락에 따른 일부 기술적 조정에 따른 것으로, 사우디와 러시아 어느 쪽에서도 변화의 조짐이 없다는 점에서 추세 상승과는 거리가 멀다. KKM파이낸셜의 제프 킬버그 최고경영자(CEO)는 CNBC에 “이날 유가 급등은 역사적 과매도에 따른 반작용”이라고 설명했다.

다급한 것은 미국이다. 미국석유협회의 마이크 솜머스 최고경영자(CEO)는 “유가가 배럴당 30달러 이하로 내려가는 것은 미국 석유업체들에게 재앙”이라고 말했다. 급기야 셰일업체가 몰려 있는 텍사스주는 사상 최초로 셰일업체들의 석유생산을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자국 석유업체를 지원하기 위해 3000만 배럴의 원유를 전략비축유 용도로 매입하기로 한 트럼프 행정부는 한 발 더 나아가 사우디와 러시아 간 분쟁에 적극 개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석유업체의 적극적 로비에 따라 석유시장에 외교적 개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외교적 개입 강화는 전략비축유 매입과 함께 (셰일업체들의) 가장 보편적인 요청”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우선 사우디에 생산량을 원래 수준으로 낮출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안보회의(NSC)를 통해 국무부와 에너지부, 백악관이 사우디와 직접 접촉할 예정이라고 정부 관계자는 WSJ에 밝혔다.

석유전쟁이 러시아에 도움이 되지 않도록 수출을 직접 제재하는 방안도 고심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말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운반하는 ‘노드 스트림2’ 건설 작업에 참여한 업체를 제재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마두로 정권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베네수엘라에 석유를 공급하는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의 자회사 TNK트레이딩 인터내셔널을 제재대상에 올리는 등 석유와 관련해 러시아를 폭넓게 제재하고 있다.

다만 러시아 석유 수출을 직접 제재 타깃으로 삼는 것은 냉전 이후 최악의 외교관계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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