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내몰린 마스크 사업
등록일 2020-07-18 17:13:31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극단적 선택 김모씨 사례로 본 남가주 실태


선주문 후 판로 못 찾아 낭패


경쟁 심해지면서 가격도 급락


유동성 부족·재고 늘어 2중고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초기 물량공급 부족으로 품귀현상을 빚었던 마스크가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판매처도 다양화 된 가운데, LA한인타운의 한 식당 출입구에도 판매용 마스크가 진열돼 있다. 김상진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초기 물량공급 부족으로 품귀현상을 빚었던 마스크가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판매처도 다양화 된 가운데, LA한인타운의 한 식당 출입구에도 판매용 마스크가 진열돼 있다. 김상진 기자

 

#. 코로나19 사태 직후 한국 마스크 공장 업주가 대박을 터트렸다는 뉴스를 접한 A씨. 본인 투자금 3만 달러를 포함 지인 여러 명 10만 달러 이상을 모아 중국 공장에 마스크 10만 매를 현금 주문했다. A씨는 “아시아권에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져 10만 매 이상 아니면 주문을 안 받더라”면서 “3개월이 지난 지금 경쟁이 심해 소매가는 되레 떨어졌다. 덴탈마스크 경우 코로나 전에 100매 들이 소매가가 40~50달러였다면 지금은 24~30달러로 유통마진을 못 남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LA 버논 공장에서 ‘크로시(crossi) 3D 페이스마스크’를 자체 개발해 유통하기 시작한 가방제작 전문 B업체. 디자이너 출신 대표가 직접 마스크를 디자인해 실용성까지 인정받았다. 요즘 LA와 타주에서 주문이 급증해 날짜를 못 맞출 정도로 바쁘다. 하지만 B업체 측은 마스크 제작·유통 업체가 ‘수익’을 좇지 말라고 조언했다. B업체 측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마스크 수요는 급증했지만, 경쟁이 심해지고 유통물량도 많아졌다. 마스크 제작·유통만으로는 매출증대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전했다.

LA한인사회 비영리단체 이사장 겸 사업가 김모(61)씨가 마스크 제작·유통에 나섰다가 사업 부진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업계도 술렁이고 있다. 한인 사업자들은 마스크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라며 섣부른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스크 관련 한인 업계에 따르면 현재 인기인 덴탈마스크 가격은 3개월 전과 비교해 반값 가까이 떨어졌다. 중국산 KN95 마스크도 초기 1매에 5~10달러 하던 것이 지금은 3달러대로 떨어졌다.

 

 

한국에서 만든 KN80, KN94는 한 가족당 최대 90매까지만 수입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가격이 안정적인 편. 손 소독제 역시 50ml 1개가 1.5달러 하던 것이 지금은 1~1.15달러에 살 수 있다. 특히 마스크 제작·유통 사업자들은 시장 경쟁이 치열해 가격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만큼 신중한 자세를 주문했다.

마스크 유통업체인 T사 측은 “한인은 중국산을 선호하지 않는다. 품질을 선호해 덴탈마스크나 천으로 만든 마스크도 잘 안 팔린다”면서 “반면 마스크 유통업에 뛰어든 이들은 상당수가 중국산을 미리 대량 주문했다. 돈이 된다고 뛰어들었다가 경쟁이 심해지고 물량이 넘치다 보니 현금 유동성과 재고 문제에 시달린다”고 말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무턱대고 마스크 제작·유통에 뛰어들며 이중 판로를 구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마스크 브랜드 ‘코로세라(corocera)’를 한국 공장에서 직접 제작해 미국에 판매하는 데이비드 최씨는 “스포츠쿨링 마스크라는 특징을 살려 주류사회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며 “한국과 달리 미국 사람은 마스크에 거부감을 보인다.

이런 차이를 무시하고 마스크를 10만 매, 100만 매 선주문한 이들이 정작 판로를 찾지 못해 투자금을 날리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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