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시크릿, 사모펀드에 매각…웩스너 CEO 물러나
등록일 2020-03-15 16:06:00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대규모 패션쇼 발판 최대 속옷 브랜드 성장

온라인 쇼핑 흐름 무시하며 실적 악화

‘최장수 CEO’ 레슬리 웩스너, 매각과 함께 퇴진

미국 유명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이 사모펀드에 매각됐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역사를 함께한 레슬리 웩스너 CEO도 퇴진하기로 했다.[EPA=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유명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이 사모펀드에 팔렸다. 50여년 간 빅토리아 시크릿의 역사와 함께 한 레슬리 웩스너 최고경영자(CEO)도 퇴진한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빅토리아 시크릿 모기업 L브랜즈는 사모펀드 ‘시커모어 파트너스’에 빅토리아 시크릿 지분 55%를 매각하기로 했다. 금액으로는 5억3500만 달러에 달한다.

이와 함께 1963년 작은 매장에서부터 사업을 시작해 1982년 빅토리아 시크릿을 인수한 뒤, 최고의 브랜드로 올려놓은 웩스너 CEO도 물러났다.

웩스너는 이날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나는 이 회사를 위해 앞으로 끝없이 펼쳐질 가능성에 대해 생각한다”면서 “지금은 새 경영진에 고삐를 넘길 적기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웩스너는 대규모 패션쇼와 전국적인 소매점 및 카탈로그를 이용한 마케팅으로 빅토리아 시크릿을 연 70억 달러 매출 기업으로 키웠다. 2015년 기업가치는 290억 달러까지 올랐다.

하지만 쇼핑 트렌드가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다른 속옷 브랜드들이 섹시함보다 편안함을 강조하는 동안 기존 전략을 옹호한 탓에 점차 경쟁에서 밀려났다. 또 웩스너가 미성년자 성범죄 사건으로 수감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제프리 엡스타인과 친분이 두텁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도 빅토리아 시크릿에 악재가 됐다. 웩스너는 엡스타인과 관계가 10년 전에 이미 끊겼다고 주장했지만 이사회는 엡스타인이 빅토리아 시크릿 브랜드에 관여했는지 조사하기도 했다.

결국 지난해 빅토리아 시크릿 본사 직원 약 15%를 감원했으며 20년 가까이 진행한 패션쇼 TV중계도 중단했다.

WSJ은 “웩스너는 50년 간 미 전역의 쇼핑몰 매장을 통해 대중에게 패션을 가져다 주었다”면서도 “이번 퇴진 결정은 쇼핑몰과 섹시함으로 쌓아올린 골칫덩어리 란제리 브랜드를 되살리 수 없단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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