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한인사회도 코로나 ‘직격탄’…식당·마트 안간다
등록일 2020-03-15 15:18:01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코로나19 영향 시카고 한인사회도 위축

확진자 발생 후 카톡 가짜뉴스도 확산 


시카고 한인사회에도 코로나19 여파가 적지 않은 가운데 한인들이 즐겨찾던 유명 중식당들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사진은 시카고 교외에 있는 중식당 셰프핑(Chef Ping) © 뉴스1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시카고 한인사회에도 그 여파가 끼치고 있다. 주류사회에서 동양인을 비하하는 사례도 늘어나 한인 사회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한인사회에는 ‘시카고 확진자가 일식당과 한인 마켓을 다녀갔다’는 메시지가 카카오톡 등을 통해 급속히 퍼졌다. 시카고 교외 지역 한 한인교회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이 카톡 메시지로 해당 일식당과 대형 한인마켓은 직격탄을 맞았다.

한인마켓 측은 고객센터 문의가 빗발치자 “그런 일이 있었다면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등 후속 조치가 있었을 것”이라며 “사실무근이다”고 해명했다.

한인들 사이에서는 중국인이 많이 찾는 곳을 피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특정 한인 마켓은 물론, 한인이 많이 찾던 유명 중식당에도 거의 발걸음을 하지 않는 상태다. 미국에선 일식당이나 중식당도 한인들이 주인인 경우가 많다.

이들 중식당의 경우 찾는 사람이 급감하면서 저녁 식사 시간에도 한산한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동양인 외 고객은 찾기 힘들고 그나마도 음식을 주문해 가는 소수의 고객이 왕왕 눈에 띌 따름이다.

주요 언론들은 시카고 차이나타운의 공동화 현상을 보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적이던 차이나타운 거리가 한산해졌으며, 인기 식당을 찾는 사람들도 큰 폭으로 줄었다”고 전했다. 시카고 트리뷴은 “점심시간 손님이 절반이나 줄어든 식당도 있다”며 “코로나 바이러스의 진원지에서 7000마일 떨어진 차이나타운이 유령도시가 됐다”고 보도했다.

한국 등 아시아 지역 방문 계획을 취소하는 한인들도 적지 않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미국에 있으면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계산이다. 불특정 다수가 타는 비행기 여행에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있다. 일부 한인은 일요일 교회 가는 것도 기피하고 있다.

한인을 포함해 동양인을 대하는 주류 사회의 시선도 곱지 않다는 분석이다. NYT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동양인이 재채기를 하면 ‘신의 가호를’(God bless you) 대신 ‘너 아프냐?’(Are you sick)고 묻는다”고 보도했다.

실제 월마트에서 대놓고 자신을 피해 가는 백인 때문에 기분이 상했다거나, 동양인이 많지 않은 곳에서 받는 따가운 시선이 불편했다는 한인들의 불만의 소리도 나온다.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UIUC) 등 한인 자녀가 많이 다니는 유명 대학들도 이런 분위기에서 예외는 아니다.

이와 관련 시카고 총영사관에서는 이달 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FAQ’ 등을 내놓으면서 한인사회에 철저한 감염 예방 대책을 주문했다.

이성배 시카고 한인회장은 “무서운 전염병이지만 미국 정부가 지금까지는 대처를 잘하고 있는 것 같다”며 “미리 겁 먹고 갈 데를 못 간다거나 할 일을 못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현재까지 미국 내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는 시카고 2명을 포함해 모두 15명이다. 최근 시카고 확진자 2명은 병원 퇴원 후 자가 격리에서도 풀려난 상태다. (시카고=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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