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것 없다’던 버핏, 천연가스에 12조 베팅
등록일 2020-07-08 01:53:40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 항공주 손절매로 체면 구긴 버핏, 도미니언에너지 천연가스 사업

 

▶ 97억달러에 인수…4년만 최대 규모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형 은행주와 항공주를 팔아치우며 보수적인 행보를 보인 버핏 회장이 미중 무역합의와 직결된 천연가스에 대규모 투자에 나서자 미국 월가는 그 배경과 성과 전망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손실을 감수하고 대량 매도한 항공주 등이 최근 경제활동 재개 등에 힘입어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면서 체면을 구긴 버핏 회장이 이번 투자로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명성을 회복할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높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핏 회장이 이끄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도미니언에너지의 천연가스 운송·저장 부문 자산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거래금액은 부채 57억달러를 포함해 총 97억달러(약 11조6,080억원)에 달한다. 통신은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 2016년 미국 항공부품 업체 프리시전캐스트파츠를 372억달러에 인수한 후 최대 규모의 투자라고 평가했다. 이번 인수는 미국 규제당국의 심사를 거친 뒤 올해 4·4분기 무렵 최종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거래가 완료되면 버크셔해서웨이의 미 천연가스 시장점유율은 현재 8%에서 18%로 늘어나게 된다.

도미니언에너지는 1,000억달러가 넘는 자산을 가진 미국 최대 에너지 생산·운송 업체 중 하나다. 미 경제방송 CNBC는 이번 거래를 도미니언에너지가 청정에너지 생산에 집중하는 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시도라고 분석했다. 도미니언에너지의 토머스 패럴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2050년까지 탄소 및 메탄 배출량 제로(zero)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투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경제회복에 비관적이었던 버핏 회장의 첫 대규모 투자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버핏 회장은 3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지분의 84%를 매각하고 JP모건체이스 지분도 3% 줄인 바 있다. 앞서 4월에는 델타·아메리칸·사우스웨스트·유나이티드 등 미국 4대 항공사 주식을 전량 매각했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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