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달리…'더 강해지는' 시진핑·푸틴
등록일 2020-07-06 02:57:40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홍콩보안법 시행·장기 집권 개헌 등 오래 간직한 목표 이뤄…"세계질서 재편"

 

CNN "미국은 제지할 의지도 일관성도 없다고 판단"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 패배 가능성에 직면한 것과 달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효과적으로 자국을 통제하면서 세계질서를 재편하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부터) [연합뉴스TV 제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부터) [연합뉴스TV 제공]

 

CNN은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공동행동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만들어낸 불확실성과 예측 불가능성을 적극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을 남긴 것이며, 이는 좋은 쪽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오랫동안 간직해온 목표를 이룬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지난주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 시행하면서 미국의 동맹국인 영국과 캐나다, 호주에 중국 내정에 관여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국민투표를 통해 개헌을 성사 시켜 평생 집권의 길을 열었다.

지난 2일 개헌 국민투표가 78%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통과됨에 따라 현재 네 번째 임기를 수행 중인 푸틴 대통령은 2024년과 2030년 대선에 재출마해 2036년까지 장기집권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 모두 미국이 이를 제지할만한 의지나 일관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CNN은 분석했다.

실제로 백악관은 지난주 러시아가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는 미군을 살해하라고 사주했다는 의혹에 대응하느라 허둥댔다.

 

미국,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하는 새 핵무기 협정 추진 (PG)

미국, 러시아와 중국을 포함하는 새 핵무기 협정 추진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매력이나 협박을 활용해 다른 국가 지도자들을 좌우할 능력이 있다는 것은 망상"이라는, 전직 정부 관료들이 워터게이트 스캔들을 파헤쳤던 칼 번스타인에게 한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압도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독재자에 대한 아첨, 역사에 대한 무지, 준비 부족은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는 게 전직 정부 관료들의 전언이다.

시 주석은 미중 무역전쟁을 거치면서 홍콩이나 신장 위구르 같은 인권문제와 돈, 미국에 이은 세계 초강대국(중국)의 부상을 막으려는 데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진짜 의도가 뭔지 따져봤을 것이라고 분석됐다.

 

CNN은 "시 주석은 중국이 초강대국으로 부상하는 데 트럼프 대통령이 실존하는 위협이 될 것이라 판단하는 대신 같은 목표를 가진 적수라고 분석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런 판단 속에서 홍콩보안법을 밀어붙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역사학자들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것이 과연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느냐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망상으로 세계가 얼마나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의 입맛에 맞게 바뀌었는지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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