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세 꽉차 보이려고?'
등록일 2020-06-29 20:46:32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20일 유세때 '여기 앉지 마세요' 스티커 제거…결국엔 3분1도 안 차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실내 유세 때 사회적 거리두기를 상기하기 위해 부착해둔 스티커를 대선 캠프측이 제거토록 한 사실이 알려져 뒷말을 낳았다.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털사 유세 장면 [AP=연합뉴스]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털사 유세 장면 [A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2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선 캠프가 지난 20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한 체육관에서 유세를 몇 시간 앞두고 "제발 여기 앉지 마세요"라고 적힌 스티커 수천장을 제거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유세는 털사 시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행사 연기를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밀어붙여 비판을 받은 행사였다.

체육관 운영진은 안전 계획의 일환으로 유세 참석자 간 좌석을 한 칸씩 비우도록 하기 위해 이 스티커 1만2천장을 사들였다.

WP가 입수한 동영상을 보면 두 명의 남성이 체육관의 한 구역에서 스티커를 떼어 내는 장면이 나온다.

좌석을 한 칸씩 비울 경우 썰렁한 느낌을 줄 수 있는 만큼 꽉 찬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해석을 낳는다.

그러나 정작 대선 캠프는 "캠프 직원 누가 스티커를 제거하라고 요청했는지 알지 못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WP는 전했다.

 

털사 유세 때 체육관 위층이 텅비어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털사 유세 때 체육관 위층이 텅비어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유세를 앞두고 100만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고 자랑했지만 현장에는 1만9천석의 3분의 1 수준인 6천200명만 참석한 것으로 집계돼 체면을 구겼다.

하지만 참석자들이 몰린 곳에서는 좌석을 한 칸씩 띄우지 않고 빼곡하게 앉는 바람에 최소한의 사회적 거리두기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것은 물론 대다수가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았다.

또 유세 전 캠프 직원 6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가 하면, 유세에 참석한 직원 2명도 나중에 코로나19 감염이 확인돼 격리되는 등 숱한 잡음을 불러왔다.

당시 유세 취재차 6시간가량 현장에 머물렀던 '오클라호마 와치'의 한 기자도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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