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개월을 기다렸다" 1초 백신 접종에 환호
등록일 2020-12-18 07:24:38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LA한인타운 인근 할리우드 차병원 의료진 접종 현장
이틀간 435명…"부작용 거의 없어"
"빨리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급 됐으면"

 

17일 LA한인타운 인근에 있는 할리우드 차병원에서는 의료진에 대한 코로나 백신 접종이 진행됐다. 박숙희 간호사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김상진 기자

“딸아이 얼굴이 가장 먼저 보고 싶어요.”

지난 16일 오후 1시 LA한인타운 인근에 있는 할리우드 차병원(CEO 마르셀 로) 지하 대강당. 백신 접종을 갓 마친 한인 간호사 박숙희씨(한인 전용병동 근무)는 “이제 무엇을 가장 하고 싶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한 대답이다.

멀게 만 생각되던 '코로나 백신'이 우리 곁으로 한걸음 더 다가온 느낌이다.

이날 대강당에서는 박씨 포함 간호사 3명의 백신 접종이 진행됐다.

 

 

강당 무대에 마련된 접종 테이블. 론 토스텐스 박사(심질환 연구소장)가 주사기에 백신 약물을 주입하며 다음 접종을 위해 분주하다.

“올라가 주세요.” 접종 순서를 알리는 진행자의 말에 남성 간호사가 먼저 용기를 낸다. 테이블 옆에 마련된 의자에 그가 앉자 토스텐스 박사는 그의 팔을 걷어주며 약물, 주사에 반응하는 알레르기가 있는 지를 체크한다.

곧이어 동료들과 의료진들은 숨을 죽이며 지켜보는 가운데, 간호사의 오른팔에 주사기가 꽂힌다.

단 1초. 자그마치 9개월간 기다린 백신이 몸에 투입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접종이 끝나자 강당에 모인 모든 사람이 환호하며 박수갈채를 보낸다.

곧이어 접종을 마친 박 간호사는 “정말 오랫동안 기다려왔다”며 “드디어 백신을 맞게 돼 너무 기쁘다. 빨리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박 간호사는 “딸이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데 8개월 넘도록 못 봤다”며 “코로나가 종식되면 아이들부터 먼저 보고 싶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할리우드 차병원에서는 지난 이틀간 435명의 의료진이 백신 접종을 마쳤다. 하루에 200명 넘게 백신을 맞은 것이다. 병원 측은 1차로 1425개의 백신을 수급해 지난 15일부터 의료진을 대상으로 오전 9시~오후 5시 접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1차 백신 접종을 마친 병원 의료진들은 21일 후에 2차 접종을 하게 된다.

극저온의 보관을 요하는 화이자 백신 보관에 대해 이 병원의 로힛 발마 최고의료책임자(CMO)는 “받은 백신을 병원 인근 저온 냉동고 시설에 보관한 뒤 매일 필요한 수량 만큼 가져와 사용한다”며 “한번 꺼내면 5~6일 정도 유지가 가능한데 최대한 빨리 사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10월 부임한 마르셀 로 신임 CEO는 “드디어 희망을 봤다. 여기까지 오는데, 수개월 걸렸다”며 감격했다. 로 CEO는 “이번 주말 추가로 백신을 보급받아 다음 주에는 간병인(care giver) 등 다른 보건 인력으로 접종을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병원 측은 현재 산하 양로 병원 샬레(Chalet)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병원 측은 사전 설문조사에서 의사 80%, 간호사 60%가 “백신을 맞겠다”고 응답했다고 전했다. 발마 CMO는 “많은 의료진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까지 백신을 접종한 400명 이상의 의료진 중 알레르기 등 부작용을 보인 경우는 없었다”며 “백신의 효과는 95%. 보통 부작용을 보여도 증상이 가볍고 기간이 짧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백신 접종이 시작된 가운데 이를 악용한 사기 범죄도 나타나고 있다.

마이크 퓨어 LA시 검사장에 따르면 사기꾼들은 전화나 휴대폰 메시지, 또는 집을 찾아가 다른 사람보다 일찍 백신 접종을 할 수 있게 해 주겠다며 돈이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https://www.yna.co.kr/international/north-america/1

등록된 의견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