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은행 예금이자 인하
등록일 2020-08-13 05:14:00 트위터로 보내기 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쪽지를 보낼 수 없습니다. 문의를 받지않습니다 프린트하기

▶ 제로금리·순익 급감에 이자 비용 줄이기 총력, 지점 우대이자율도 없애

 

최근 10만달러의 만기 12개월 CD를 갱신하려던 정모씨는 거래하고 있는 한인은행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더 이상 2%대 이자를 줄 수 없고 CD를 12개월 연장해도 이자가 0.35%로 깍인다는 통보를 받은 것이다.

정씨는 다른 한인은행들도 알아봤지만 상항은 비슷했다. 정씨는 결국 다른 투자수단을 찾기 전까지 급한 대로 CD를 6개월 연장했지만 이자율은 0.25%에 불과했다.

한인은행들이 최근 CD와 적금, 머니마켓 등 예금 상품에 지불하는 이자를 큰 폭으로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6개월, 1년이나 2년 단위의 적금 상품 연장 시점이 됐거나 곧 도래할 한인 고객들은 이전보다 훨씬 낮은 이자를 받게 되는 상황에 처했다.

한인은행들이 최근 제시하는 이자율의 경우 CD는 0.10%~0.50%, 머니마켓은 0.01%~0.25%, 적금의 경우 0.50%~1%에 불과하다. 세이빙스 계좌의 경우 0.01~0.10%로 이자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요즘 일부 인터넷 은행을 제외하고 1%를 넘는 CD 이자를 주는 은행을 찾기는 쉽지 않다.

한인은행들은 최근에는 경쟁 은행들을 의식, 예금이자 상품 이자율도 공개하지 않고 문의하는 고객에게 개별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예금고객 입장에서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제로 수준 금리 정책을 단행하면서 예금과 대출을 포함한 전체적인 이자율이 하락했다.

여기에 한인은행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영상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순익이 급감하면서 이자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특히 한인은행들은 수익성의 핵심 지표로 고객에게 부과하는 대출 이자에서 고객에게 지급하는 예금 이자를 뺀 순이자 마진(NIM)이 올해 2분기 및 올해 상반기에 각각 전년 대비 큰 폭으로 하락<본보 8월7일 경제섹션 보도>하면서 이자수익성 관리에 경고등이 켜졌다.

뱅크 오브 호프, 한미, 퍼시픽 시티, CBB, 오픈, US 메트로 은행 등 남가주에서 영업하는 6개 한인은행들의 올 2분기 NIM은 3.16%로 전년 동기의 3.81% 대비 무려 0.65%포인트나 급락했다.

또한 한인 은행권에 올해 1분기와 2분기 예금이 넘치면서 은행들이 예금 유치에 이전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점도 이자율 하락의 또 다른 요인이다. 남가주 한인은행들은 급여보호프로그램(PPP) 대출과 함께 코로나19 사태로 불안해하는 고객들이 현금을 대거 은행에 예치하면서 올 2분기 예금고가 전년 동기 대비 13.3%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실제로 한인은행 관계자들은 많은 한인고객들이 코로나19 발 비상상황에 대비, 바로 인출할 수 있는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한 한인은행 지점 관계자는 “본점으로부터 이자율 인하를 통보받으면서 지점장에게 부여됐던 이자율 재량권도 없앴다”며 “고객들도 이자율 인하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딱히 다른 옵션이 없어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통상 한인은행 지점장은 단골 또는 우량고객에게 예금상품 이자율을 소폭 상향조정해 줄 수 있는 재량권이 있었지만 이마저 없어진 것이다.

경제 전문가와 금융권에서는 제로금리 시대와 함께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한 예금상품의 저금리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예금주들이 안전한 투자분산 원칙에 따라 한 곳에 올인 하는 것보다는 주식, 부동산과 은행 예금상품 등으로 나눠서 투자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조환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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